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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으렵니다
등록자 들국화처럼 등록일자 2019.12.09
IP 112.184.x.232 조회수 153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쩌다 이 세상에 태어나
여러 사연 만들며 살아온 세월
요새는 늙어가는 내 모습을 관찰하며 살아갑니다.
환갑 때 찍은 사진이 지금 거울 속의 내 모습보다 확실히 젊습니다.
산 오르는 속도도 느려졌고, 오르는 횟수도 줄어듭니다. 시간은 더 걸리고요.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내게 자리 양보하는 젊은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래도 전보다는 좀 일찍 일어나
동트는 하늘에 주황색 구름이 “참 곱기도 하구나!” 하며 성당으로 걸어가
내가 제일 먼저 문 열고 들어가 아침기도 마치고는 동료들과 해장국 집으로,
집에 와서는 개, 닭 사료랑 물 주고는 하루 시작
아직도 도로에 구르는 낙엽, 내 집 앞이니 빗자루로 쓸며 생각합니다.
또래 동료들은 대부분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난 너무 사치 아닌가?
아무렴 어떤가? 나도 좀 한가하게 누리며 살아보자.
고생은 정말 많이 하고 살았지 않았는가? 이제는 그런 건 하기 싫다.
이 인생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는데....
내 깐에는 속썩여 준 아내 마음이나 다독여 주는 노력하며
과거에 누리지 못하던 평화 누리며 살렵니다.
빗자루질에 아픈 팔 휘둘러 보고는 커피 타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오후엔 시집간 딸이 애들을 데리고 다니러 왔는데
사흘에 한 번씩 보는데도 얼마나 빠르게 크고 귀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예쁜 애들이 놀아달라고 조르는데도 떼어 놓고 산으로 향합니다.
이 일이 놀아달라는 아기 떼어놓고 와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 흐흐
가쁜 숨 몰아쉬며 생각합니다. “나는 참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이야!”
근래에 속상하고 걱정되던 일이
가만히 기다리기만 했는데도 전화위복으로 해결되었습니다.
전리품이 어디 한두 가지이겠습니까마는 조바심 없는 기다림도 단주의 전리품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시련은 언제나 찾아오는 게 법칙 아닙니까?
그걸 받아들이는 자세가 문제이지요. 나는 그 힘이 이제야 조금 생기는 것 같군요.
흐흐 귀는 시려도 능선에서 바라보니, 석양에 주황색으로 온 산이 물들어 갑니다.
내 황혼도 저렇게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지지고 볶으면서도 올해는 참 잘 지냈습니다.
절 치료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평화를 빕니다.
  ▷ 의견 목록 (총3개)
Icon밥차
반갑습니다. 조바심없는 기다림. 참 멋지십니다.
2020-01-01 00:50:35
Icon아오스딩
저도 올해 한갑입니다~ 멋진! 글이 잘 공감이됩니다.
요즘! 나는 누구인가~ 어디쯤 가고 있는가 어떻게 죽을까를 생각하고 기도 명상을 하는 시간에 투자를 많이합니다. 세상살이 관계속에서 오는 우울함, 불안, 분노가 나를 힘들게 하여 세상이 두쪽 날것 같지만 내일 태양은 다시 뜨고 지구는 잘 돌아간다는 말에 이완을 시켜봅니다. 감사합니다.
2019-12-12 13:57:28
Icon새벽별
반갑습니다.
그림같은 평화, 꿈같은 자유, 함께 나눕니다.
고맙습니다.
2019-12-11 07: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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