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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루지 등록일자 2018.11.03
IP 59.29.x.212 조회수 42

그곳에 가면 상처부위에 반창고를 참 예쁘게 붙여주고 반창고의 종류도 무척 많다.
굳이 반창고의 상표를 말한다면 인정, 칭찬, 위로, 동정표 반창고 등 종류별로 없는 게 없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왜’해야 하는지도 조곤조곤 잘 가르쳐주기에,
듣는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기운에 쉽게 전염되기도 한다.
주로 ‘무엇을’에 해당하는 단주, 단연, 단인, 자립, 회복, 변화 등에 ‘어떻게, 왜’가 추가 된다.

이때까지는 비교적 건강하게 전개되던 ‘비판적 논쟁’이 ‘비난적 언쟁’으로
급격히 변할 때가 있는데, 그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논제가 있으니 바로 다름 아닌 “누가”이다.
누구 책임이고 누구 탓인가. 단주, 단인, 새로 사귀기, 회복과 변화는 누가 먼저 해야 하나.
이 “누가”의 등장으로 예쁘게 붙인 반창고는 힘없이 떨어지고 반창고 안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비판적 논쟁이 비난적 언쟁으로 변하는 순간,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상호간의 ‘경청’이다. 
이때부터 그 많던 칭찬과 인정 위로와 격려도 한 순간에 위선이 되고, 대화마저 상실된다.
추측건대, ‘우이독경, 마이동풍’,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밑 빠진 가슴에 인정과 칭찬 붓기,
밑 빠진 가슴에 위로와 격려 붓기’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그런데 말이다. 참 다행스러운 단주의 결론은, ‘누가’의 과정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끊임없이 인정과 확인을 받으려하던 이 아이가 결국에는 밑 빠진 독에
어떻게든 물을 가득 채운다는 말이다. 단주의 마지막 논제인 “언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누가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히 답한 사람은 필연코 “언제”를 선택한다.
그 언제를 결정한 아이는 전염성 강한 비난게임에서 분리된다. 그렇게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이제 그곳에서 거의 모든 걸 보고 듣고 배웠다.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지 알았고,
누가 해야 하는 것도 깨달았다고 스스로 얘기했다. 이제 마지막 질문에 답할 시간이다.
그걸 “언제”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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